지난 21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명태균씨와 대립 중인 강혜경 증인은 명태균씨와 관계된 27명의 정치인을 발표했었다. 이 정치인 명단은 다음과 같다.
윤석열·윤상현·윤한홍·안홍준··김진태·김은혜·이준석·오세훈·홍준표·이주환·박대출·강민국·나경원·조은희·조명희·오태완·조규일·홍남표·박완수·서일준·이학석·안철수·이언주·김두관·강기윤·여영국·하태경
그런데 이날 조국혁신당의 박은정 의원은 다소 뜬금없는 자료를 들고 나왔다.
명태균씨와 관련된 회사인 미래한국연구소, 좋은날, 시사경남 의뢰로 공표된 여론조사 150건을 따로 공개했다.
문제는 '명태균씨와 관련된 회사'라는 회사들이 공표했던 여론조사들이 대체 어떤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여론조사 업체가 여론조사를 한 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짚어줘야 할 것 아닌가. 박은정 의원이 검사시절에 수사하거나 신문할 때도 저런 무뜬금 방식으로 일했는지 묻고 싶을 지경이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공개한 '명태균 관련회사 공표용 여론조사 전수 통계'표. 우하단에 '이낙연' 이름을 볼 수 있다.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강혜경 증인과 박은정 의원이 주고 받은 문답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박은정 : 이분들 대체로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맞습니까?
강혜경 : 후보자가 직접 의뢰를 했던 경우도 있고 그 측근들이 의뢰를 했던 건도 있습니다.
박은정 : 홍준표 보다 윤이 2~3%더 나오게 해야 됩니다. 라고 명태균씨가 말했는데 어떻게 했다는겁니까?
강혜경 : 20~30대에서 윤석열 지지했던 사람을 곱해서 더 나오게 한 것입니다.
박은정 : 이 방법으로 다른 조사도 원하는 숫자로 만든 경우가 있습니까?
강혜경 : 정확한 횟수는 기억 안 나지만 있습니다.
증인에게 갑자기 150개의 명단을 보여주며 '이분들 대체로 명태균에게 여조를 의뢰했냐'니. 아닌 사람들 억울하면 어쩌라고?
본지는 당시 종로선거를 잘 알고 있는 관계자에게 문의했다. 답변은 간단하다.
"2020년 종로 선거 당시에는 이낙연 후보 대 황교안 후보로 가장 격전지고 관심 지역이라 대다수 언론이 알아서 여론조사를 끊임 없이 공개하던 시절이다. 지역 여론조사 업체에 여론조사를 의뢰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심지어 선거 기간 내내 단 한 번도 여론조사 자체를 의뢰한 적이 없다."며, "저 표에 이름이 있는 이유는 업체 자체적으로 돌린 조사일 것이다."라 답했다.
심지어 종로 여론조사를 자체적으로 했다면 명단에는 '이낙연VS황교안'으로 표기가 되어야 맞다. 원하는 이름만 명단에 정리한 자체가 bias(편견)가 있는 것이다.
박은정 리스트를 요긴하고 알뜰하게 쓰는 명튜버들
더탐사, 영상물 제목이 '명태균 여론조사 의뢰, 이낙연도?'이다. (사진=더탐사 유튜브 캡쳐)
'더탐사'가 이 좋은 소재를 놓칠 리 없다. 박은정 질의 영상 일부를 발췌해 효과음 '두둥'을 반복하며 그 많은 이름 중 이낙연만 강조한다. 별 내용도 팩트도 없다. 너무나 유치한 행동이라 무어라 비판할 지도 모르겠다. 언론은 대체로 독자 수준을 따르게 되어 있다.
오마이TV는 김진애 전 의원을 불러 해당영상을 함께 리뷰하며 아무말 잔치를 벌인다.
김진애는 '우리당에 와있는 이언주 의원은 '당연히' 경남쪽에 있는 사람이니까 경남에.. 그때 왜 영도에 가고 싶어했는데 결국 나중에 딴데 가서 떨어졌잖아요. 그러니까 그때 있었던 일이었던 것 같아요.'라며 두둔을 해준다. '우리당'에 와 있기 때문에 국힘당에 있던 시절까지 두둔해주는걸까?
한 마디 더 보태는 말이 걸작이다.
"경남쪽에 있는 사람은 관여가 안된 사람이 하나도 없구나. 명태균의 미래한국연구소에 맡기면 뭐가 잘 되는구나, 우리도 리얼미터 쪽에 하면 좋다고... 영남쪽에 있는 사람들은 일종의 이런거였을거야. 김영선 의원이 여기저기 영업하고 다녔을지 몰라"
여론조사업계의 진영논리 같은 것인가?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 저러다가 더 나가면 명태균까지 두둔해주게 생겼다. 여영국도 정의당이라 진영논리가 발동한 것인지 '영남쪽이라 맡긴 것'이라며 편을 든다.
그런데, 분위기 망쳐 미안하지만 여영국이고 김두관이고 이언주고 '강혜경'이 콕 찝어 '명태균과 관계를 맺은 정치인 27인의 명단'에 속한 인물들이다. 강혜경 세계관을 따를 것인지 부정할 것인지 제발 한 가지만 하기 바란다.
강혜경이 언급한 '민주진영'3인은 안 이상하고 무뜬금 이낙연이 이상하다는 오마이TV(사진=오마이TV캡쳐)
그렇다면 김진애와 최진봉이 "근데 이낙연은 종로인데 왜 저기 있을까 참 특이해요"라고 지적한 이낙연이 속한 명단은? 그냥 위 여론조사 업체들이 진행했던 150건의 여론조사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면서 최진봉과 김진애는 제일 수상한건 '윤석열, 이준석, 오세훈, 김영선, 홍준표'라 진단한다.
그런데 해당 방송의 제목은?
[27명 '명태균 리스트' 명단 공개에 "이낙연, 왜 종로 여론조사 맡겼지? 이상하다"]
본인들 입으로 '수상한 건 위 다섯 명'인데, 제목에선 '이낙연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유튜브이지만 방송에서 유권자들을 대할 때 본인들이 무엇을 주제로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는 파악을 좀 하고 마이크를 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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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2024-11-01 07:14수정 삭제좋은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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