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계몽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국정 최종 책임자로서의 절박함”을 이유로 내세웠다. 그는 두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첫째, 민주당이 감사원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주요 공직자를 대상으로 “줄탄핵”을 추진하며 정부를 마비시켰다는 주장이다. 이는 민주당의 과도한 탄핵 시도가 국정 혼란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둘째, 부정선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주장이다. 이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선거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발언과 “선관위를 수사하려면 비상계엄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부정선거론은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여러차례 판결났다.
헌법재판소는 2025년 4월 4일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실체가 불분명”하다며 완전히 배척했다. 선관위 서버 감정 신청 등 윤 측의 주장은 기각됐으며, 계엄군의 선관위 투입은 영장 없는 압수수색으로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한 위헌 행위로 규정됐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해제 후에도 부정선거론을 고수하며 2025년 5월 21일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하고, 이를 통해 보수 강성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이는 중도층과 청년층의 반발을 초래하며 보수 진영의 외연 확장을 가로막았다.
모든 유세현장에서 계엄을 사과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배격하며 사전투표를 독려했던 김문수 후보 (사진=연합)
김문수의 사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모든 유세현장에서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부정선거론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유세와 캠프 해단식에서 반복적으로 사과하며 보수 진영의 잘못을 인정하고, 음모론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항상 현장의 유권자들에게 사과의 의미로 큰 절을 반복했다.
“계엄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며 “비상계엄에 대해 정중한 사과를 드린다.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저는 계엄은 처음부터 찬성 안 했다. (국무회의에) 불러도 ‘그것은 잘못됐다, 계엄해선 안 된다’라고 말씀드렸을 것 같다.” 등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20% 이상 벌어질 승부가 7%대로 좁혀진 것은 이러한 노력이 결정적이었다.
김문수의 부정선거론에 대한 입장
김 후보는 2025년 6월 5일 캠프 해단식에서 “선거 패배한 건 패배한 겁니다. 부정선거 아무리 외쳐봐야 구호로 외친다고 부정 되는 거 아냐. 증거 내놓고 재판해서 이겨야 부정선거다. 제대로 싸워나가야 한다. 소리지르고 드러눕는다고 이기는 거 아냐. 뜨거운 마음은 알겠지만.”이라 발언했다.
- 이재명 후보를 '정치 보복과 독재'로 비판하면서도, 부정선거론에 대해서는 합리적 접근을 촉구했다.
진짜 계몽
김문수의 사과와 부정선거론 비판은 보수 진영의 고질적 문제인 음모론과 순혈주의를 정면으로 마주한 계몽의 시도였다. 대선 후보는 중도층을 보고 말해야 하는 것을 다들 알면서도, 결국은 눈에 보이지 않는 중도 보다는 당장 눈앞에 모인 지지층의 함성을 유도하는 발언을 하게 되어있다.
그럼에도 김문수는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지 않고, '상상도 못할 변화와 개혁'을 약속하며 보수 세력의 외연 확장을 시도했다.
그의 발언은 보수 진영이 감정적 음모론과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합리적이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보여준다.
당장 손해 보는 것 같아도 핵심 지지층이 올바른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즉각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이익을 안겨다준다. 그것이 진짜 계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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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025-06-07 11:40수정 삭제공감합니다. 어느쪽이든 상관없으니 좀 제정신인 정당들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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