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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왕 김민석
  • 김선 논설위원
  • 등록 2025-06-17 16:02:54
  • 수정 2025-06-17 16: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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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은 5억, 지출은 10억. 그런데도 재산이 늘어난 김민석 후보자
  • 국회의원 부수입으로 '행사비'를 받았다는 상식 밖의 설명
  • 차라리 어둠의 트로트 가수 김민석이었다고 하라, 그거면 재미라도 있을 듯



이재명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민석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일정 협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그의 불투명한 채무관계와 재산형성 내용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그의 재산형성 내용. 김 후보자는 현재 재산으로 2억 1500만원을 신고했다. 국회의원 평균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액수다. 그가 ‘김민새’ 의 오명을 쓰고 18년 동안 야인생활을 한 것, 두 차례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고 추징금까지 부과받았으니 재산이 적은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의 배려를 받아 원외민주당 대표 자격으로 민주당에 복귀했고 그 덕에 2020년 부터 2024년 까지 5억 1867만원의 총 소득을 신고할 수 있었다. 신고 상 그의 소득의 대부분은 월 1200만원 정도의 국회의원 세비다. 


꾸준히 문제가 되었던 정치자금법위반 추징금 6억 2607만원 또한 2024년에 채무를 내어 뒤늦게 납부했으며 생활비로 카드, 현금을 합쳐 2억 3천 8백여만원을 사용했고 교회헌금 등 기부금으로 2억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추징금 내기도 버거웠던 입장에서 '기부금'으로 무려 2억이나 지출했다는 것은 공직자로서 높이 평가할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5억을 벌어 10억을 썼는데 7억이 늘어난... 기적적인 김민석 후보자의 재산 내역. (사진: 티비조선 류병수의 강펀치 유튜브 갈무리) 

결론적으로, 김민석 후보자는 5년 간 총 소득이 5억 1867만원이며 5년 간의 총 지출액만 10억 6400만원에 이르는데 현재 남은 재산이 약 2억원이라는 것이다. 이는 덧셈 뺄셈의 기본을 혼란케 하는, 가히 기적적인 재산 내역이다. 대체 무슨 조화일까. 김후보자 보좌진들은 이런 상사의 재산내역을 대체 어떻게 신고했을지도 궁금하다. 김민석 후보자는 미처 밝히지 못한 부분에서 워렌 버핏급의 투자 능력이 있는 것일까. 코인투자로 대박이 났는데 설마 신고를 안 했을리는 없을 것이다. 입금만 하면 돈이 불어나는 화수분 같은 통장을 가졌다면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


재산 의혹에 대해 총리실과 김 후보자는 ‘행사비, 강연료, 조의금’ 같은 ‘부수입’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직자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김민석 후보자는 2020년에 385만원, 2022년에 240만원의 부수입을 신고했다. 신고액을 다 합쳐도 629만원. 7억에 달하는 소득의 출처로는 미미한 금액이다. 게다가 국회의원 소득으로 강연료도 아니고 ‘행사비’ 를 받았다는 설명 또한 상식 밖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청탁금지법 질의내용을 보면 국회의원 강연료는 ‘시간당 40만원’으로 제한되어 있다. 강연 시간이 한 시간을 초과할 경우에도 ‘사례금 총액이 1시간 당 상한액의 100분의 50을 넘을 수 없다’ 고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공인의 특성상 규정 액수를 다 챙겨받는 경우도 드물다. 


천만원 단위는 시원하게 제하고, 김민석 후보자가 강연료(또는 행사비) 로 약 7억원의 수입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강연 1회 당 두 시간 60만원으로 치고 최소 11666번 이상의 강연을 해야 5억이 간신히 나온다. 1년이 365일이고 5년이 1825일이니 강연을 업으로 하는 전문강사가 하루에 3회 이상을 강연한다 해도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5년 간 '행사비' 나 '강연료' 명목으로 수억대의 수입을 올리려면 회당 수천만원을 받는 1급 연예인으로 활동할 때나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김민석 후보자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며 부수입을 올렸다 치자.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다룬 2024년 기사에 따르면 뉴진스 같이 국제적인 인기를 누리는 최고 클래스의 아이돌이 회당 5천만원, 김연자, 홍진영 같은 정상급 트로트 가수들이 회당 1500만원에서 1800만원의 행사비를 받는다고 한다. 김민석 후보자가 그 연세에 아이돌 가수가 되기는 어려우니 홍진영 급의 가수로 활동했다고 치자. 그렇게 따지면 5년 1825일 동안 3889회 정도의 행사를, 하루에 두 번은 뛰어야 간신히 벌 수 있는 금액이 7억원인 셈이다. 


대학축제를 중심으로 본 2000년대 초반의 아이돌 가수 행사비 표. (사진 출처: 더팩트) 

김민석 후보자의 재산형성 과정 해명은 도무지 답이 없다. 

내가 총리실 인사청문회 담당이라면 골머리를 앓을 일이다. 하늘에서 돈다발이 떨어졌다고 해도 설명이 안 되고 본인도 제대로 설명을 못하는데 이를 어찌하랴. 그러나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강연료도, 행사비도, 출처불명의 7억 여원 수입도. 온 국민이 모르는 사이에 김후보자가 음지의 정상급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고 있었다면, 그래서 수천만원의 '행사비' 를 받았다면 속시원히 해명될 일이다. 지금이라도 총리실 신상팀에서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정상급 트로트 가수 김민석의 실체를 밝히고 국민 앞에 ‘부수입’의 내역을 투명하게 설명하자. 그것만이 이제 막 출범한 이재명정부 국정운영에 끼치는 부담을 줄이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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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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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06-17 16:21:58

    기사 본문 광고가 없어지니 가독성이 정말 좋아졌네요
    근데.김민석군이 그래서 홍진영이 5년동안 하루도 안 빼먹고 매일 2회 이상 행사를 뛴 것보다 많이 벌었다는거죠?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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